주먹도끼부터 알아가는 한국사/조선후기(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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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평통보
조선 초기에 저화라는 지폐가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은 이런 화폐보다는 쌀이나 면포 같은 현물거래를 선호했습니다. 때문에 조선 초기 화폐정책은 경제적 목적을 위한 화폐정책이라기보다는 재정정책이라고 평가되는데, 쉽게 말해 백성들에게 돈을 얻어내기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백성들이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동전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이러한 저화를 보완하자는 의미에서였습니다. 동전은 실물 가치를 어느 정도 보증하므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서 세종 5년(1423년) 조선통보를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화폐 사용 경험이 부족했고 화폐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벌어졌을 때, 조선에 들어온 명군이 은화를 가지고 물건을 사려고 해도 물건의 매매가..
2024.06.23 -
세계문화유산 서원
지난 2019년의 일입니다. 조선시대 핵심 이념인 성리학을 보급하고 구현한 장소인 서원(書院)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진행 중인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모두 9곳입니다.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입니다. 서원은 조선시대에 유교의 성현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학자를 키우기 위해 전..
2024.06.19 -
혜경궁 홍씨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의 부인이며, 정조의 생모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한중록』의 작가로 더 유명합니다. 혜경궁 홍씨(이하 홍씨)는 1735년 6월 18일 서울 거평동(오늘날 서대문 밖 평동)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인 아버지는 혜경궁 홍씨가 태어나기 전에 검은 용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홍씨는 집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그의 조부인 홍현보는 그녀가 보통 아이와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혜경궁 홍씨의 집안은 가난했지만, 나름 명문가문이었습니다. 6대조인 홍주원은 선조의 딸 정명공주와 결혼한 임금의 부마였습니다. 그리고 고조할아버지 홍만용은 예조판서를 지냈고, 할아버지 홍현보도 예조판서를 지냈습니다. 혜경궁 홍씨의 집안은 노론계의 명문가로, 영조의 정치색과 비슷했습니다. 혜경궁 홍씨..
2024.04.13 -
한중록
『한중록』은 1795년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가 지은 회고록으로 모두 4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혜경궁은 자신의 출생부터 어릴 때의 추억, 9세 때 세자빈으로 간택된 이야기에서부터 이듬해 입궁하여 이후 50년간의 궁중생활을 회고하는 가운데 사도세자가 당한 참변의 진상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즉,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가 지난날 몸소 겪었던 일들을 서술한 것으로, 부군(夫君) 사도세자가 부왕(父王)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참변을 주로 하여, 공적, 사적 연루와 국가 종사에 관한 당쟁의 복잡미묘한 문제 등 여러 사건들 속에서 살아온 일생사를 순 한글의 유려한 문장으로 묘사한 파란만장한 일대기라 할 수 있습니다. 문체에 등장인물의 성격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으며, 이 글을 통하여 조선 여성의 이면..
2024.04.09 -
조선제일의 홍역전문의 이헌길
17~18세기 주기적으로 조선을 휩쓴 공포, 그것은 전염병이었습니다. ‘전염병으로 죽은 백성이 백만에 이르고 심지어 한 마을이 모두 죽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조선왕조실록』, 1671년 ‘전염병이 서쪽에서부터 일어나 여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팔도에 만연해 사망자가 거의 50, 60만이나 되었다.’ 『조선왕조실록』, 1749년 나라에서는 민심 안정을 위해 역귀를 달래는 여제를 지낼 뿐. 전염병 앞에 조선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홍진(홍역)이 극성을 부려 요절하는 우환이 많다.’ 『조선왕조실록』, 1775년 이 일로 한양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이 때 등장한 사람이 바로 몽수 이헌길이었습니다. 볼일을 보고 성문을 나서는 참이었습니다. 수레에 실린 관(棺)과 지게에 얹힌 시신이 줄줄이 앞을 지나고 있었습..
2024.04.06 -
조선 영조
영조(재위 1724~1776)는 조선의 제21대 왕입니다. 조선의 역대 왕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53년) 왕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복 형의 뒤를 이어 왕이 되는 과정에서 신하들은 편을 나눠 심하게 싸웠습니다. 영조는 당쟁에 민감했습니다. 경종과 영조는 숙종의 아들입니다. 희빈 장씨가 낳은 아들이 훗날의 경종이고, 영조는 숙빈 최씨가 낳은 아들입니다. 숙종 때는 서인과 남인 간의 다툼이 치열했고, 서인은 인현왕후를, 남인은 희빈 장씨를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7년이 지나도록 인현왕후는 아들을 낳지 못했고 희빈 장씨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에 남인의 세력이 커졌는데 숙종은 이에 부담감을 느껴 갑술환국을 일으켜 남인들을 몰아내고 서인들을 중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가로 보냈던 인현왕후를 복위시키고, 희..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