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법 시행을 외친 김육

김육

조선시대에 농민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전세, 역, 공납으로 공납은 공물이라고 합니다. 전세는 토지세로 아무래도 토지를 가지고 있는 양반들이 내는 세금이었습니다. 역에는 군역과 요역이 있으며 군역은 병역의 의무를 지는 것, 요역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공물은 그 지역의 특산물을 내는 것으로 시간이 갈수록 이 공물의 비중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물에는 제철 채소와 과일 그리고 해삼, 전복, 상어, 문어같은 진귀한 해산물과 담비 가죽과 표범가죽, 그리고 사슴가죽 여기에 종이와 그릇, 휴지같은 가내수공업품까지 포함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물을 바치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그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바쳐야 하는데 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물건은 업자들이 사재기를 해서 구할 수 없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방납입니다. 그리고 이 방납업자들이 관리와 짜고 부정부패를 저질렀습니다. 방납업자들은 ‘인정’이라는 수수료를 받았는데 이 수수료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예를 들면 꿀 한 말의 값이 목면 3필인데 수수료가 4필이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힘이 들었던 백성들이 도망갔고 방납업자들의 배는 불어만 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납을 조정에서 방치한 면도 있었습니다. 당시 지방의 행정 관서에 운영비용이 안내려왔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방납이 용인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관행에서 개인이 이익을 취하는 일이 발생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일들이 굳어지면서 일부 백성들은 이를 당연시하기도 했습니다. 
김육에 의해 대동법이 시행되기 전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청이 조선에 많은 쌀을 요구하였는데 그 양이 10만 석으로 그 양은 조선의 1년경비와 맞먹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의 것이었습니다. 세금이 올라가다 보니 금액이 올라가고 이를 낼 수가 없어 도망가는 백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도망간 백성의 세금을 다른 이웃의 백성에게 떠넘기는 식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도망가는 것은 연쇄적으로 이어져서 어떤 고을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세금으로 인해 조선은 엄청난 위기에 부딪힌 셈입니다. 그 때 김육이 제시한 것, 그리고 제창한 것이 바로 대동법이었습니다.
"선혜청(宣惠廳)의 대동법(大同法)은 실로 백성을 구제하는 데 절실합니다. 경기와 강원도에 이미 시행하였으니 본도(本道)에 무슨 행하기 어려울 리가 있겠습니까. 신이 도내(道內) 결부(結負)의 수를 모두 계산해 보건대, 매결(每結)마다 각각 면포(綿布) 1필과 쌀 2말씩 내면 진상하는 공물(貢物)의 값과 본도의 잡역(雜役)인 전선(戰船), 쇄마(刷馬) 및 관청에 바치는 물건이 모두 그 속에 포함되어도 오히려 남는 것이 수만입니다. 지난날 권반(權盼)이 감사가 되었을 때에 도내의 수령들과 더불어 이 법을 시행하려고 하다가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만약 시행하면 백성 한 사람도 괴롭히지 않고 번거롭게 호령도 하지 않으며 면포 1필과 쌀 2말 이외에 다시 징수하는 명목도 없을 것이니, 지금 굶주린 백성을 구제하는 방법은 이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인조실록』
 이러한 정책은 과도한 세금으로부터 백성을 구해내는 정책이었으니 가구당 세금을 매기지 않고 토지의 실제 소유 여부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이전의 공납이 국기가 각 군현 단위에 부과하면 군현의 수령이 백성들의 호마다 공납을 거두어가는 것이었다면 300두의 쌀을 수확할 수 있는 땅의 넓이를 1결이라고 할 때 대동법은 그 세액을 1결당 12두로 통일한 것입니다. 토지가 많은 양반이나 토지가 없는 백성이나 똑같은 양의 공물을 내던 공납과 달리 대동법은 가진 자가 더 많이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에 대해 반발한 것은 양반들이었으나 백성들은 기뻐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동법의 시행을 주장한 것은 김육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1608년 광해군 때에 이원익이 주장하였으나 기득권층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이후 김육이 강력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는 효종에게 사직상소를 올렸으며 그 조건이 바로 대동법의 시행을 포함한 7가지 경제 문제 해결방안제시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자신이 벼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대동법에 사활을 걸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그의 나이는 70이었습니다. 그리고 효종은 이러한 김육의 상소를 받아들이고 그를 우의정으로 임명합니다. 하지만 그의 정책에 탄탄대로가 깔린 것은 아닙니다. 당시 강력한 정치세력인 산당이 이를 반대한 것입니다. 산당은 조선시대 서인의 분파로 인조 말년에 김상헌을 중심으로 하였던 청서가 두 갈래로 나뉘어 생긴 것으로 효종 때 송시열이 이 파의 우두머리였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김육의 대동법이 너무 급진적이어서 백성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대동법이 자신들의 경제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김육은 대동법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양반 지주와 방납업자 뿐이라고 맞받아칩니다. 대동법은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결합된 제도로 보이지만 계급사회였던 당시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면도 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그가 당시 사대부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은 대동법시행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청나라로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를 따라 심양이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서양문물을 접하고 이를 조선에 적용하는 것에 고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청나라에 사은사로 다녀오면서 시헌력을 들여와 보급에 힘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650년에는 중국의 화폐 사용을 응용하여 평안도 지역에서 유통시키는 정책을 펴기도 했습니다. 그는 물물교환에서 오는 폐단, 즉 서로 기붐니 다른 가치에 대한 오류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또한 그는 조선에서 만연한 생각, 상공업을 천시하는 것에 대해 잘못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라의 힘이 강해지려면 상공업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반대파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것인데 당시 그들은 김육이 상공업을 장려하는 과정에서 잔재주로 물건을 만드는 천한 것들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민생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금속활자 재주조에 관심을 가졌는데 백성의 굶주림 풀어주기 위한 『구황촬용』, 돌림병 처방전 『벽온방』을 발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들들에게 주조사업을 이어받아 가업으로 발전시키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김육이 제안한 것 중에 태안반도 지역에 운하를 건설하게 한 것도 있습니다.. 당시 이 지역에서 사고가 많았는데 거센 파도와 암초에 부딪혀 조선 태조 이래로 200척의 조운선과 쌀 1만 8000석 그리고 1만 2000여 명에 달하는 어부의 목숨을 빼앗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장대로 운하가 건설되어 바닷길을 단축시킴과 동시에 안전운행도 보장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육은 마지막 순간까지 대동법 시행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시행하면 공물을 모두 쌀로 바치니 나라에서는 필요한 물품을 직접 제작해야 하고 자연히 수공업이 일어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물품을 사야 하므로 당연히 화폐를 사용해야 하고 그러면 자연스레 유통경제도 활발해 질 것입니다. 김육은 당시 경제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러한 대동법 제안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노력으로 현종과 숙종 때에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완성된 것입니다. 이 대동법이 시행에서 완성까지 무려 100년이 걸린 것입니다. 
김육은 민생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면 그의 주위에는 실무관료들이 모여들었고 그에 따라 ‘한당(漢黨)’이라는 명칭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대동법의 시행을 기리고자 대동법시행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대동법을 시행한 후부터는 공부의 불균형과 부역의 불공평이 없어지고, 민간의 상거래까지 원활해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