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시대의 대표 무덤 고인돌

2022. 6. 5. 11:19주먹도끼부터 알아가는 한국사/선사시대부터 고조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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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많은 고인돌이 모여 있어 고인돌의 왕국이라 불릴만 합니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무덤으로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거석문화를 들 수 있으며이집트나 마야의 피라미드, 중동지방의 석조물, 그리고 프랑스 카르나크 지방에서 보이는 거석렬과 영국의 스톤헨지가 거석문화의 일종으로 고인돌도 이러한 모습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고인돌은 일본에서 300~600기, 중국의 랴오닝성이나 저장성에도 400여기 정도가 있으며 유럽에는 수천에 달하는 고인돌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반도에는 3만 5000여기가 모여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고인돌의 40%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반도는 세계적인 고인돌 밀집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 고창에서는 1500기의 고인돌이 모여 있어 단위면적당 고인돌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고인돌의 왕국이라 불릴 만합니다. 
그럼 고인돌은 무슨 뜻일까요. 고인돌은 '고여 있는 돌'이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입니다. 이 곳은 시신을 매장하거나 의례를 행한 제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고인돌이 만들어진 것은 기원전 10세기에서 기원전 2세기로 보고 있으며 그 시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과 시기와 일치합니다. 그리고 이 고인돌 유적지에서는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인 청동검, 화살촉 등이 발견된되고 있어 당시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알리고 있습니다.
  고인돌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탁자식 고인돌과 바둑판식 고인돌입니다. 탁자식 고인돌은 네 개의 넓직한 돌을 세워 네모 모양의 돌방을 만들고 그 위에 크고 평평한 덮개돌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에 반해 바둑판식 고인돌은 여러 가지 돌을 이용하여 지하에 돌방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위에 거대한 뚜껑돌을 올려놓습니다. 탁자식 고인돌이 유해를 돌방을 지상에 노출되어 있다면 바둑판식 고인돌은 유해를 매장하는 돌방이 지하에 있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탁자식은 한강이북에서 바둑판식은 한강이남에서 주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탁자식은 북방식 고인돌, 바둑판식은 남방식 고인돌로 불리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이남에서 탁자식이 발견되고 이남지역에서 발견될 법한 고인돌이 황해도 지역에서 발견됨에 따라 고인돌의 모양에 따라 문화권을 두 개로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한 두 사람이 옮기기엔 고인돌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고인돌을 옮길 때에 많은 노동력이 들었을 텐데요. 그래서 고인돌은 지배자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고인돌이 지배자의 무덤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무덤방에서 나온 유물들이 그 수준이 낮거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배자의 무덤은 일부에 불과하고 지배자와 그 가족의 무덤이거나 집단의 공동묘지 혹은 전쟁터에서 죽은 사람들의 무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고인돌을 만들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원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고인돌에 사용된 돌은 지역에 따라 편마암, 화강암 등 여러 종류의 암석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암석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큰 바위에서 일부를 떼어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바위에서 일부 떼어낸 장소인 채석장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고인돌을 만들기 위해 큰 바위에 결을 내어 일정한 간격마다 홈을 파서 그 홈에 나무를 박아 물을 붓고 며칠을 보냈을 것이며 겨울에는 물이 얼어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그러한 방법으로 바위를 쪼개기도 했을 것입니다. 또 이러한 큰 돌을 옮기는 데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습니다. 덮개돌 1톤을 1.6km 옮기는데 16~20명이 필요하며 32톤의 큰 돌을 둥근 통나무와 밧줄을 이용해서 옮길 때에는 200명의 인력이 동원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둥근 통나무를 이용하거나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옮겼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후 고인돌을 먼저 세우고 흙을 덮어 작은 산을 만듭니다. 그리고 덮개돌을 막대기에 굴려 올린 다음 흙을 도로 파내어 고인돌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라북도 진안 여의곡에서는 덮개돌을 옮긴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길은 논과 밭을 가로지르지 않는 외곽에 남아있는데 여러 차례 사용된 길이기 때문에 오늘날에 발견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에 고인돌의 유래는 명확하지가 않은데요. 한반도의 고인돌을 설명하는 설에는 한반도에 다양한 고인돌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나온 한반도 자생설, 벼농사와 함께 동남아시아로부터 바다를 통해 전파되었다는 남방기원설, 고인돌의 분포와 형식, 동검의 분포권이 일치한다는 점과 고인돌의 하부구조가 북방의 묘제인 석관묘와 같다는 점을 근거로 한 북방기원설이 있습니다. 그 중 남방문화 중 하나인 난생설화의 분포지역과 고인돌 분포 지역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남방기원설이 현재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고인돌에는 죽은 이들과 함께  죽은 이를 장식하거나, 죽은 이가 사후세계에서도 살아 있을 때와 같이 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물건들을 함께 묻었는데 이른바 껴묻거리가 고인돌에서도 발견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토기와 간돌검, 돌화살촉 그리고 청동검, 옥장구 등인데요. 그런데 커다란 덮개돌을 얹는 정성에 비하면 그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출토되는 간돌검은 청동검과 그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데요. 당시의 기술로는 구리와 주석을 이용하여 청동을 만드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석기를 정교하게 간 간돌검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인돌에서는 제사를 지낸 흔적도 발견되고 별자리도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고인돌은 돌널무덤과 함께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무덤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고인돌은 제사를 지낸 흔적도 발견되고 있으며 북두칠성과 같은 별자리가 새겨진 고인돌도 있으니 이를 통해 천문활동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창 고인돌 덮개돌에 새겨진 구멍의 배열이 별자리와  일치한다고 합니다. 별의 밝기에 따라 구멍의 크기를 달리 파놓았다던가 고창의 고인돌군의 고인돌들이 각각의 별자리, 태양과 관련있다는 이야기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고인돌에 대한 생각, 즉 ‘고인돌은 단지 무덤’라는 틀을 깨는 연구결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인돌에 발견되는 여러 유물 중에는 비파형 동검이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나 유목민족이 사용하는 청동검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칼몸과 손잡이가 분리되어 있고 칼의 모양은  S자형으로 유연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칼몸 중앙에는 마치 등뼈를 연상시키는 모양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비파형 동검은 몸체가 대부분이고 칼집은 4~5점만이 청동으로 된 제품이 남아 있는데 당시에는 나무손잡이를 많이 사용했기 따라서 현재에는 남아있는 칼집이 적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청동검은 고조선의 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고인돌에서 발견되는 것이 바로 민무늬토기입니다. 이전의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에서 바뀐 것인데요. 특히 평북 의주 미송리 동굴에서 발견된 질그릇은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데 이러한 것은 평안남도와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서도 발견됩니다. 그리하여 학자들은 이를 통해 고조선의 영역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대 청동기문화인 돌널무덤과 비파형동검 그리고 민무늬질스릇이 일본규슈에 전해져 야요이 문화 성립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고인돌은 사라져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시대에 들어서게 되었고 철기가 농기구로 이용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생산량이 늘어나고 농경지가 확대되었고 따라서 노동력도 중요시되었습니다. 하지만 고인돌을 만들어야 할 때에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야 했기에 이는 당시 사회에 부담을 주었을 것이고 따라서 자연스레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은 얼마만할까요.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은 우리나라 경남 김해에 있습니다. 이것은 2007년 택지개발 중 발견된 것으로 기원전 2~3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길이는 10m에 무게는 350톤 가량입니다. 그런데 의문인 것은 이 고인돌은 지금의 기술로도 들 수 있는 기중기가 없는데 당시에는 어떻게 옮겼을까 하는 점입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부족이 세력을 떨쳤던 것으로 추정하기는 합니다만 그것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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