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끼부터 알아가는 한국사/구한말(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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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보다 비극의 역사를 품은 경복궁
경복궁은 조선 시대에 지어진 왕궁 중 가장 큰 궁궐이었습니다. 조선 왕조 개국 3년인 1395년에 완공된 궁궐은 390여 칸으로 한양의 중심축에 자리하여 그 역사는 조선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개국공신 정도전은 태조로부터 첫 번째 궁궐의 이름을 지으라는 명을 받았고, 고심 끝에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의미로 경복궁(景福宮)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남아있는 국보 제223호인 근정전(勤政殿)은 경복궁의 법전으로 각종 즉위식을 거행했던 왕실의 행사장이며 정전의 옆에 위치한 경회루는 1만원권 구화폐 실릴 만큼 대표적인 건축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도읍을 정하는 것에 도움을 준 이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무학대사입니다. 왕위에 오른..
2023.06.09 -
조선의 크리스마스
조선시대에도 크리스마스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조선시대하면 먼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간적으로 보면 15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땅에는 조선이란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선 후기에에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왔으니 조선 시대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실재했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요다음 토요일은 세계 만국이 이날을 일 년 중에 제일가는 명절로 여기며 모든 일을 멈추고 온종일 쉰다고 하니 우리 신문도 그날은 출근 아니할 터이요. 이십팔 일에 다시 출판할 터이니 그리들 아시오." 「독립신문」, 1897년 12월23일, 이러한 크리스마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884년 개신교 선교사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1887년에 언더우드는 세례를 베푼 한국인들을 성탄절에 자신..
2023.05.29 -
호열자라 불린 콜레라
지난 2016년에는 국내에서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콜레라는 조선시대에는 ‘괴질’로 불리운 병으로 원인을 알 수 없이 한 번에 천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구토하고 설사하는 병의 증상으로 인해 평양성 안에서만 사망한 이가 하루 사이에 삼백 명" 『순조실록』, 1821년 8월 4일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콜레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821년 평안감사 김이교가 설사 및 구토를 동반하는 병을 앓았고 10일 동안 1천 여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며 1817~1824년에는 우리나라에 콜레라가 대유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이 병을 괴질로 부른 이유는 알 수 없는 괴이한 병이었기 때문입니다. 1821년 8월 4일에 괴질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이를 토..
2023.05.18 -
개항 이후 조선에 불었던 영어열풍
’오게 된 연유를 물었더니 한어, 청어, 왜어, 몽골어를 모두 알지 못했습니다. 붓을 줘 쓰게 했더니 모양새가 구름, 산과 같은 그림을 그려 알 수 없었습니다.‘ 1797년 부산 용당포에 영국 함대 프로비던스호에 올라서 서양인을 만나고 돌아온 관찰사 이형원은 영어 알파벳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1882년 제물포에 마련된 조미통상조약장에서 통역을 맡은 사람은 마젠쭝이었습니다. 따라서 영어의 절박성을 느낀 것은 고종이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고급 인력을 영어 교사로 초빙해 왕립영어학교를 만들고 경복궁에서 직접 영어 시험감독에 나설 만큼 열심이었습니다. 고종에게 있어 근대화란 곧 영어습득이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영어교사는 토마스 에드워드 핼리팩스이란 사람으로 그는 조선 정부에 고용돼 조선인 해관(..
2023.05.17 -
구한말의 활빈당
1903년의 일이었습니다. 해가 넘어가는 저녁 무렵, 충청북도 지금의 회인에 살던 정인원은 자기 집 사랑채 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종이 한 장을 들고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활빈당(活貧黨) 발령(發令). 이상 발령하는 일은 전일에 전(錢) 5천 냥을 보내라 하였더니, 3백 냥만 보내니 괘씸한 마음을 어디에 다 말하랴 … 명령을 내니 이번에도 따르지 않으면 조금도 사정을 두지 않을 것이로다.” 이 글에서는 활빈당이라는 단체가 보낸 협박장으로 이를 받은 정인원은 벌벌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활빈당이라는 조직은 소설 『홍길동전』에 나오는 가상의 단체가 아니던가요.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서는 활빈당은 의로운 도적으로 나옵니다. ‘우리가 이제는 백성의 재물은 추호도 건드리지 말고, 각..
2023.04.28 -
구한말의 최초 여의사 박에스더
2020년은 우리나라에서 여자의사가 탄생한 지 12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이후 수많은 의사들이 배출되어 우리나라 의료를 담당했는데요. 우리나라 첫 여의사는 1900년에 우리나라에 귀국한 김정동으로 박에스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박에스더는 진정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자격증을 가진 의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서재필이 1893년에 조지 워싱턴 대학의 전신인 코크란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했고 미국에서 의사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독립운동가,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의사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박에스더는 이 땅에서 환자진료에 헌신한 최초의 의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박에스더는 김정동이란 이름으로1877년에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김홍택이었고 어머니는 연안 이씨 사람으로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