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끼부터 알아가는 한국사/조선전기(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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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척과 조선의 기리고차
우리가 무언가를 잴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측정도구입니다. 흔히 말하는 ‘자’도 이에 속하고 체중계도 이에 해당합니다. 인류는 이러한 것을 측정하여 기록을 남길 때에 단위를 사용하였습니다. 미터ㆍ피트ㆍ킬로그램ㆍ파운드 등이 그것입니다. 기록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단위는 기원전 600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큐빗’입니다. 팔을 구부렸을 때 팔꿈치에서부터 손가락 중지 끝까지의 거리를 말합니다. 이 단위는 고대 이집트 시기는 물론 근대까지 사용되었습니다. 단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대부분 신체 일부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예로 큐빗의 반을 나타내는 ‘스팬’은 손가락을 펼쳤을 때 엄지손가락 끝에서 새끼손가락 끝까지의 거리입니다. 스팬의 1/3인 ‘팜’은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의 너비, ..
2023.07.02 -
조선에서 왕비가 되려면
옛날 왕권 시대에서 임금은 백성위에 군림하는 최고 통치권자로 그의 결혼식을 중요한 의례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의 신붓감 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국왕의 여인이 되면 한 남성의 배필뿐만 아니라 다음 왕의 어머니가 되는 자리이므로 당시 여인들의 최고 출셋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이냐?" 다른 처녀들은 산이 깊다거나 물이 깊다고 했지만 정순왕후는 "인심(人心)이 가장 깊다"고 답했습니다. 장차 왕이 될 세자의 비를 간택하는 일은 왕대비와 대왕대비 일이었지만 영조는 자신이 직접 간택을 자청했습니다. 이번엔 영조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정순왕후는 "목화꽃은 비록 멋과 향기는 빼어나지 않으나 실을 짜 백성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꽃이니 가장 아름답..
2023.06.20 -
조선의 신문 주보
조선에서는 수많은 기록물을 남겼는데요. 그 중에는 현대의 신문에 해당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바로 「조보」가 그것입니다. 지난 2017년에 발견된 조보는 영천의 한 사찰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577년 음력 11월 6일 자와 15일 자 등 발견된 조보는 모두 5일 치입니다. 이 때 발견된 것은 민간에서 만든 것으로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적 기록 안에서만 존재했던 민간 조보가 현물로 발견된 건 처음이었으며 종이의 지질과 활자의 상태, 크기를 볼 때 16세기 후반 필사가 아닌 목활자로 인쇄된 것으로 보았브니다. 또 연속된 발행날짜를 볼 때 매일 발행됐고 조정의 인사발령부터 날씨와 사건·사고 등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는 1577년 인쇄물로 확인된다면 세계 최초의 상업 일간지이자 활자 신문으로 기록될 수 있..
2023.06.17 -
조선시대 청백리 누가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부정부패없는 세상을 꿈꾸는데요. 하지만 그런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맑고 흰(淸白) 것 같은 벼슬아치를 지낸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사람들을 청백리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청백리는 관직 수행 능력과 청렴(淸廉)·근검(勤儉)·도덕(道德)·경효(敬孝)·인의(仁義) 등의 덕목을 겸비한 조선시대의 이상적(理想的)인 관료상으로, 의정부(議政府)에서 뽑은 관직자에게 주어진 호칭으로 쓰였습니다. 이러한 호칭을 받은 사람은 총 217명에 이르며 대표적 인물로는 맹사성·황희·최만리· 이현보·이언적·이황·이원익·김장생·이항복 등이 있습니다. 맹사성은 1386년에 문과에 급제하면서 여러 벼슬을 지낸 인물입니다. 나중에는 우의정과 좌의정에 ..
2023.06.13 -
조선시대 사회지배층 양반
우리가 양반이라 하면 조선시대에 국한되어 생각할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고려~조선시대 지배신분층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관제상의 문반과 무반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려 말 조선 초기부터는 관제상의 문·무반 뿐 아니라 점차 지배 신분층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우리에게 그와 같은 인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국왕이 조회(朝會)를 받을 때, 남향한 국왕에 대하여 동쪽에 서는 반열(班列)을 동반(東班: 문반), 서쪽에 서는 반열을 서반(西班: 무반)이라 하고, 이 두 반열을 통칭하여 양반이라 하였습니다. 본래 관제상의 의미로 고려초기부터 사용되었으니 생각보다 양반이란 단어의 사용은 오래된 셈입니다. 고려가 관제상의 양반을 사용했던 것은 이전의 왕조 신라의 골품제를 타파하고 광범한 재..
2023.06.11 -
조선의 예능꾼 광대
1505년(연산군 11년) 12월 29일 궁궐에서 나례회가 열렸습니다. 나례회란 음력 12월 동지(冬至)에 열리는 귀신 쫓는 행사로 이 의식에는 광대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광대들은 귀신들이 무서워한다는 가면을 쓰고 나와 악기를 연주하며 광대놀음을 하였습니다. 광대는 나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여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조선 전기에는 광대가 사회 문제를 담은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왕에게 보여 주었는데 여기에는 민심도 담겨 있어 왕은 이를 통해 백성들의 동향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궁에서 열리는 주요 축제인 나례회 때 연산군 앞에서 공연한 사람은 '공길'이라는 광대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영화 「왕의 남자」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연극에서 늙은 선비 역할을 하며 연산군을 향..
2023.06.10